제목 추억여행 4탄 - 성북동 비둘기를 찾아서.
작성자 guest201
작성일자 2013-04-29
조회수 3141
안녕하세요. 게스트하우스 201입니다.
 
벚꽃 만발한 어느날, 와룡공원을 넘어 성북동 산책에 나섰습니다.
(와룡공원이 뭥미? 하시는 분들은 201하우스 100배 즐기기 1탄을 읽어주세요)
 
성북동... 이 동네에 대한 두 개의 이미지.
 
하나. 드라마 속 부잣집 거실 풍경. 전화벨이 울리면 앞치마 두른 도우미 아주머니가 말씀하십니다.
       "네~ 성북동입니다." (구기동, 평창동과 함께 자주 거론되는 부자 동네죠.)
 
둘, 시인 김광섭 님의 <성북동 비둘기>
 
성북동 비둘기 (김광섭:1905~1977)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 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찍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앉아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산1번지 채석장에 도루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溫氣)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聖者)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월간문학, 1968.11>
도시화와 산업화에 밀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비둘기.
시에서 보여지듯 성북동은 도시화의 중심이었고, 그 속에 사람들이 있었겠지요.
 
그리고 2013년...

 

 

 
비둘기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대신 했던 사람들이 재개발이란 이름하에 다시금 밀려나고 있습니다.
 
"맞아, 맞아.. 어린 시절 우리가 뛰어 놀던 골목, 우리가 살던 집들이 이런 모습이었지.... "
성북동 산비탈 골목골목을 돌아보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 없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에게는 추억여행이지만, 이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삶의 현실일텐데..
그러곤 급격히 됫통수가 가려워져 카메라를 황급히 가방 속으로 집어넣었습니다.
 
누군가의 주거지가 누군가의 여행지인 동네.
 
북촌한옥마을 산책을 하실 때 조용함을 당부드리듯
성북동 산책을 하실 때도 조용히 과거 속을 걸어보는 것이 좋을 듯 하네요.
 
 한차례 재개발의 광풍이 몰아쳤던 성북동. 지난해 극심했다는데요.. 어느집 담벼락에 붙어있는 대자보 하나.
울분에 차서 쓴 그 누군가의 글에서 발견한 오자 하나. 심각히 읽다가 빵 터져버린 나!
아~ 이 시점에서 웃으면 안되는데...........................................................안되는데..........안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