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母女 - 딸의 결혼식
작성자 guest201
작성일자 2013-11-27
조회수 3368
2013년 11월 27일 수요일
 
북촌 한옥마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 보니 여행하는 이들의 절대 다수가 여성임을 절감합니다.(애인과 함께, 부인과 함께, 가족과 함께...를 제외하곤 자발적으로 여행이란 걸 하는 남성분들은 참으로 드문가 봅니다.)
 
여자들끼리의 여행..에서 친구와의 동행이 절대적으로 우위를 점하지만 모녀간의 여행도 꽤나 많습니다.
 
2013년 이 가을, 201의 문을 두드렸던 <엄마와 딸들>, 그들의 모습에 왠지 모르게 가슴이 울컥했었던 사연을 기억해볼까요?
 
1. 한국 남자와 결혼하는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일본 어머니. 그리고 그녀의 딸.
 
분명 약간은 어설픈 한국말로 미에나시 치아키라고 예약을 한 일본 여성분. 그런데 예약금 입금은 <0동혁>이란 한국 남성의 이름이었습니다. 아~ 한국 남편과 놀러오시는 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그녀와 함께 오신 분은 그녀의 어머님. 사연인즉, 강릉에 사는 한국인 남편과 2틀 뒤에 결혼식을 올리는데, 그 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에서 친정어머님이 오셨다는 겁니다. 겸사겸사 서울에서 북촌구경을 하며 1박을 하고,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강릉으로 가신다는 모녀.
 
타국으로 딸을 시집보내는 어머님. 이 쓸쓸한 가을날, 딸의 결혼식을 보기 위해 서울에 온 그녀의 마음은 지금 어떤걸까요?
 
 


 
 
2. 모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딸의 얼굴을 보기 위해 서울에 온 부산 어머님. 그리고 그녀의 딸.
 
사전 예약없이 그날 아침에 전화를 주셔서 싱글룸을 예약하신 젊은 여자분. 오후에 대문을 들어서는데 나이 지긋한 중년의 여성분과 함께십니다. 그날 투숙할 분은 따님이 아니라 어머님이라는데요.. 분당에 있는 모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딸의 얼굴을 보기 위해 부산에서 서울나들이를 오신 어머님과 함께 하루동안 북촌여행을 하신 따님.
 
함께 주무시지 그러세요?
 
제가 오늘 저녁 근무라 출근을 해야 해서요.
 
사랑하는 딸과 짦은 하루를 보낸 후  홀로 방으로 들어가는 어머님의 뒷모습과 그녀의 방에서 새어나오는 전등 불빛이 쓸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감정은 아니겠지요. 대한민국의 딸들이라면 모두 100%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일겁니다. 사랑하는 모녀의 아쉽고 짦은 상봉. 아~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그날 밤. 낯선 숙소에서 밤새 이리저리 뒤척이며 딸 생각을 했을 어머님의 마음이 제 가슴에 그대로 전해집니다.
 
3. 논술시험을 보기 위해 서울에 온 19살 딸과 그녀의 엄마.
 
11월 8일 수능이 끝나고.. 최저 등급컷을 맞춘 행운의 주인공들. 특히 성균관대나 이대, 연세대 등 이 근처 대학교 논술시험을 보기 위해 서울에 오는 학생들의 부모님으로 부터 객실 문의가 간간히 있었는데.. 그 중 16일에 다녀가신 조00님과 그녀의 딸. 예약 전에는 사연을 몰라 여행을 오셨나 했더니만 알고 보니 논술시험을 보러 왔다네요. 그 중요한 대사를 치르는데 201이 도움은 못 되어도 누가 되어서는 안될텐데.. 결과가 좋을 꺼라고 입으로 격려하는 것 말고 201 쥔장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인생의 성패까지는 아니지만 딸의 인생의 중요한 길목에 함께 마주선 어머님. 그 밤. 그녀의 마음은 어땠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