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1 대문 열쇠의 의미
작성자 guest201
작성일자 2013-02-27
조회수 3009


 

 2013년 2월 27일 수요일.


 여행자도 때로는 집이 그립다. 예전, 배낭여행이 인생의 charger이자 목표 중 하나였던 적이 있었다. 여행의 하루, 1주일, 한 달은 참으로 즐겁다.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과 타국이 주는 매력적인 긴장감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줄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여행은 점점 일상이 되어간다. 그리고 그 일상이 버거워지면서(어둑한 밤길, 낯선 도시의 뒷골목에 위치한 숙소를 찾아갈 때의 서러움이나 방값 아끼고자 밤기차를 타고 이동해 이른 새벽 부스스한 얼굴로 인근 맥도날드 화장실에서 세수를 해야 할 때의 계면쩍음 같은…) 갑자기 엄마가, 엄마가 끓여주는 김치찌개가, 좁다고 투덜대었던 내 방이 무진장 그리워지곤 했다.

 

아주 어릴 적부터 나는 어둑 어둑 해질 무렵이 이상스레 쓸쓸했다. 함께 놀던 친구들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엄마가 직장을 다니셨던 탓에 나만 홀로 끝까지 놀이터에 남아 애꿎은 모래만 만지작거리던 기억 때문인지 모르겠다. 여행을 다니면서도 해질녘만 되면 그 쓸쓸함이 되살아나 유난히 집이 그리워지곤 했다. 모두들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향해 가는 시간. 배낭을 메고 낯선 도시의 기차역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그렇게 부러워 보일 수가 없었다. 호주머니에 집 열쇠를 넣고 다니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배낭여행 중 무작정 아파트를 빌려 한달 간 살아버린 적도 있었을까.. 로마에서 진짜로 그랬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게스트하우스 201은 찾아주신 투숙객들에게 대문 열쇠를 드린다. 왜 굳이 불편하게 열쇠를 주
느냐… 묻는다면 여행을 하면서도 내 집이 주는 편안함을 손님들이 느꼈으면 하는 바램(순전히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고집이지만) 때문이다. 물론 현대문명의 또 다른 상징인 디지털도어로 바꿀 수도 있다. 그렇다면 손님들은 열쇠를 챙겨 다녀야 할 불편함도, 주인인 나는 손님이 열쇠를 잃어버릴까 걱정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허나 한옥의 대문과 디지털도어의 공존이 나에겐 너무도 기묘해 보여 계속해서 망설인다. (지난 주말... 열쇠 들고다니기 불편하다 말씀하시는 손님이 없어 은근히 속으로 엄청 안도해하는 중임을 고백하는 바이다.)


앞으로 북촌한옥마을 게스트하우스 `201에 오실 여러분….


 

 제가 여러분의 손에 대문 열쇠를 건네드린다면 귀찮다 여기지 말아주세요.

하루나 이틀간의 짧은 여행에서 집이 그리울 일이야 만무하겠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언제든지 편안히 게스트하우스 201의 대문을 드나드시라는 제 마음임을 알아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우리 집 대문이 디지털 도어로 바뀌지 않기를 바라며… by Uni.

 



게스트하우스 201 대문 열쇠


    

아무리 봐도 생경스러운 한옥대문과 디지털도어의 만남.. 왜 이리 부조화스럽게 느껴지는지.. 나만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