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너무 당연한 결혼식~
작성자 guest201
작성일자 2013-10-09
조회수 1955
 2013년 11월 26일 수요일.
 
지난 여름. 신문인가 인터넷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동성 커플이 공개 결혼식을 한다는 기사를 보고, 결혼일자를 달력에 메모해 두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저희집에서 가까운 청계천 광교에서 진행한다기에 시간나면 꼭 가보리라 생각했지요.
 
그리고 9월 7일 저녁 7시. 201 쥔장은 사적으로 전혀 안면이 없는(TV에서는 보았지만 말입니다) 김조광수란 영화기획자의 결혼식을 찾아갔습니다. 달랑 만원이지만 부조도 하고 말입니다.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사적 영역이니 논외로 치고 그냥 제 이야기나 해 볼까 합니다.
 
예전에 시리아에서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포루투갈계의 남아공 백이이었는데, 39살의 회계사라더군요.
시리아에서 터키 국경을 넘어가는 택시를 타고 4시간 넘게 달려가는데, 좁아터진 택시 옆자리에 앉은 그의 무릎이 자꾸만 제 무릎에 부딪히는 겁니다.  신경이 쓰여하는 저를 흘낏 보더니 그 남자가 뜬금없이 말입니다.
 
"걱정마세요. 저는 동성애잡니다. "
 
허걱~ 그때는 그래? 하고 애써 태연한척 했지만 그 남자는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동성애에 대한 사적인 질문을 던진~ 그리고 받아주었던 사람입니다. 그 남자의 말에 의하면... 동성애는 후천적으로 습득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인자이기 때문에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보아서는 절대 안된다는 겁니다. 자기는 12살때 처음으로 그 사실을 알게되었다네요.
 
"누구는 귤을 좋아하고, 누구는 콩을 좋아하지? 왜인지는 모르지만 말이야. 동성애자는 그런거야."
 
그 남자와의 대화가 있은 이후 저는 동성애자들을 이해하는 맘을 가지려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삐딱한 시선을 버리고 말이죠. 선택적 탕아가 아닌 선천적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하며 말이죠.
 
아무튼 제 관점 또한 저의 선택이고, 그 선택을 도와준 이는 여행에서 만난 한 친구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행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스승인가 봐요.
저는 김조광수란 사람을 몰라요. 하지만 그가 하고자 하는 결혼식이 참으로 당연하다는 것은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