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잠깐만요~ "매포중 독서클럽" 사진찍고 가실께요~
작성자 guest201
작성일자 2013-10-09
조회수 2774
 2013년 10월 18일 금요일.
 
어제와 같이 오늘도 하늘이 참으로 청명합니다. 그 청명함 사이로 쌀쌀한 공기가 훅~하고 밀려옵니다.
지난해 겨울, 이 사랑스러운 동네, 북촌으로 이사를 왔는데 이제 곧 또다른 겨울이 오겠죠?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던,
마당만 왔다갔다 했는데도 새카맣게 제 얼굴을 태워버린 그 여름이 실제 있었는가 싶네요.
여름에 왔다가신 손님들 사진을 들여다 보니 확실히 그 시간은 존재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무더웠던 지난 7월 26일. 게스트하우스 201에는 몰려 온 중학생 친구들.
예약을 받고는 이 날이 오기를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말똥만 굴러가도 웃음을 짓는 순진한 소녀들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론 작은 일 하나에도 눈에 레이져 마구마구 분사하는 무서운(?) 사춘기 학생들 10명이 떼거리로 우리집에서 자고 간다고 하니..어찌 걱정이 되지 않을리 있겠습니까?
 
근데 막상 우리집에 온 소녀들은... 레이져는 커녕 불꽃 놀이도 못할 것 같은 순박한 단양 친구들입니다.
학교 독서클럽에서 소규모로 1박 2일 수학여행을 왔다네요..
오자마자 단양의 특산물인 <단양 마늘 고추장>을 자신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가방에 넣어서 선물로 줍니다.
 
어~ 이런 모습 기대한 거 아니었는데....?????
너희들 때문에 북한군이 차마 못쳐들어 온다는 그 중2들이 맞니?
 
네네~ 우리 그 중학생 맞아요...
 
선생님 지도하에 너무도 재미나게 지내다 간 열 명의 소녀들..
그렇다면 그 소녀들.
순진한 남정네들이 평생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에 품고 사는 그런 청순한 중학 소녀들이었을까요?
 
아니죠~
 
그 순진하고 착한 소녀들의 모습 속에서 저는 치열하게 사춘기를 겪어내고 있는 또 다른 모습을 봅니다.
 
서른이 넘어가면 서너살 쯤의 나이 차는 친구가 되기에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마흔이 넘어가면 열 살 터울의 친구도 쉽게 받아들이게 되는 법이지요.
 
B.U.T.
 
이 친구들 사이의 중1, 중2, 중3 사이의 서열정리는 군대 저리가라더군요.
 
어리버리한 중1 친구들.. 언니들 사이에서 말 한마디 못하고 푹 찌그러져 있습니다.
알만큼 세상을 알아버린 중3 언니들. 동생들일에 별 관심 없이, 자기들 놀기에 바쁩니다.
그 사이에서 자리확보를 위해 목슴거리 중2 소녀들. 동생들 군기 잡으랴, 언니들 권력 넘보랴... 입도, 몸도 바쁘기만 합니다.
 
"잠깐만요~ 중2 언니들 사진찍고 가실께요~"

<어리버리 중1 친구들>



<군기잡는 중2 친구들>



<어른이 되기 바쁜 중3 언니들>



<그녀들의 단체사진. 그리고 임신하신 너무 착하신 지도 선생님.. 순산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