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홍콩의 향기
작성자 guest201
작성일자 2013-06-23
조회수 4486
2013년 6월 23일 일요일.
 
장마라고 해 놓고는 이번주 계속되는 더위에 201 쥔장은 물론 집안의 모든 화초들이 상념에 젖어 시들시들 해지고 있던 차에, 아침부터 비가 내립니다. 앗싸~ 손님들에게는 죄송하지만 화초에 물주기 귀찮은 201 쥔장, 행복합니다.
 
오늘은 홍콩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Hongkong.
제가 생애 처음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던 나라.
<아비정전><중경삼림><해피투게더> 등 세련된 남자, 왕가위의 영화적 공간
그래서 무한한 애정과 비현실적 동경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나라.
 
저에게 홍콩은 그렇습니다.
 
지난했던 역사의 휘용돌이 속에서 이상스레 낭만적인 삶의 문화를 만들어냈던 나라.
때문에 <홍콩사람들>하면 왠지 홍콩 영화 속에서 보았던 그 누군가의 모습이 오버랩되곤 했습니다.
 
이번주, 게스트하우스 201에서 3일간 머물다간 홍콩에서 온 Renna의 가족을 보면서도 그랬습니다.
 
덥고 끈적한 날씨의 홍콩엘 가면 Renna의 할머니 같은 분이 골목에 의자를 내어놓고 앉아 하루종일 부채질을 하고 있을 것만 같고, 뒷골목 국수집에 가면 레나의 아버지와 엄마같은 부부가 활기찬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밥을 먹고 있을 것 같습니다.
팍팍한 삶의 모습이 얼굴에 그대로 비춰지는 고모도 그 옆에 분명 있겠지요.
Renna와 그녀의 여동생, 그리고 Renna의 남친은 청킹맨션 주변을 얼쩡거리거나 해안가 근처를 산책하다 보면 쉬이 만나질 것 같은 젊은이입니다.



이미 몇몇의 홍콩 손님들이 왔다갔었는데 왜 저는 이 레나의 가족을 보며 홍콩생각을 그리 많이 했을까요?
이는 분명 카드놀이를 즐기는 그들의 놀이문화때문인것 같습니다. 몹시도 무더웠던 어느 날, 젊은이들은 관광을 나가고, 나이든 할머님과 엄마, 아빠, 그리고 고모님은 하루종일 방안에서 꼼짝을 않습니다.
 
뭘 하시나? 김치전을 들고 쫄래쫄래 가 봤던니... 으하하하. 카드 삼매경에 빠져계시는군요. 그 날뿐이 아닙니다. 5분이라도 틈만 나면 이 중장년 4인방은 카드패를 돌립니다.
 
뿐만 아니라 아침식사도 안합니다. 우리집 빵이 맛없어서 그러나... 걱정이 되어 레나한테 물어보니..
 
홍콩의 나이든 사람들은 늦게까지 카드하면서 놀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아침을 안먹는 것이 습관화되었다네요.
 
아~ 홍콩영화보면 늘상 나오는 홈드레스나 런닝셔츠를 입고, 국수그릇을 앞에 두고 빨간색 보자기가 씌워진 둥근 테이블에 앉아 마작이나 카드패를 돌리던 중년의 사람들.



 
그 모습을 레나의 가족을 보며 목격합니다.
 
 여친 가족과 서울 나들이를 온 간큰 청년. 거의 사위대접을 받고 있는 걸로 보아 조만간 결혼할 것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제 20대 청춘을 함께 했던 홍콩 영화들.
 
 이 영화 <중경삼림>을 보고 홍콩으로 날아간 제 친구들. 못해도 10명은 됩니다.
 



 



 



 

<해피투게더> 때문에 부에노스아이레스를 가겠다고 벼르던 애들도 한 트럭은 되구요.
 



<아비정전> 속 장국영 때문에 속옷만 입고 만보춤을 추던 얼빠진 남정네들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요?
 



 그리고 이 영화 <화양연화>. 이 영화보고 국수 먹겠다고 홍콩으로 떠난 사람을 본적도 있답니다.



 

 

HongKong.

카드놀이를 하던 홍콩에서 온 레나의 할머님과 부모님을 지켜보다 저는 갑자기 홍콩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집니다.

딤섬과 완탕 스프와 빅토리아의 야경을 보러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