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이거 발로 다 됩니다.
작성자 guest201
작성일자 2013-05-30
조회수 3489
2013년 5월 30일 목요일.
 
벌써 5월이 다 갔네요. 올 2월 22일에 첫 손님을 모신 후 오픈한지 한달 됐어요, 2달 됐어요, 3달 됐어요... 하다가 이제는 4달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는 정말 긴데, 한달 두달, 한해 두해는 정말 빠르게 날라갑니다.
 
오늘 아침, 2번 더블룸 방문을 쳐다봅니다. 아~ 내 사랑하는 친구들이 갔군요. 그리고 핸폰 갤러리 폴더를 열어봅니다. 아~ 사랑하는 친구들이 웃고 있군요. 지난주 6일간 201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다간 내 어린 친구들. 첫 3일은 마냥 행복한 얼굴로, 그리고 4일, 5일, 6일째 날이 되면서 표정이 점점 슬퍼지던 내 어린 친구들, 니콜과 이여니! 한국말을 곧잘하는 이여니와 영어를 곧잘하는 니콜, 그들을 보며 6일간 저도 참 즐거웠습니다.
 
 니콜과 여니.
자기 이름이 이녀니라고 말해주는데 깜짝 놀란 201 쥔장. 뭐? 이년이?
성은 이가요, 이름은 열희.. 그녀가 발음하는 자신의 한국이름은 이녀니.
부르기가 민망한 저는 <여니야~>라고 불렀답니다.

 
 
중국 허난성 창사란 듣도보도 못한 도시에서 날라온 이 생기발랄한 친구들만큼 한국을, 게스트하우스 201을, 그리고 한국사람을 사랑해준 사람이 있을까요? 넵~ 많군요. 많지만 그들의 한국에 대한 사랑은 넘치고 또 넘쳤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뻐, 저도 덩달아 한국이 사랑스러워졌답니다.
 
도착한 첫날, 한묶음의 프린트물을 들고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삼청동, 인사동, 북촌한옥마을, 남산타워, 동대문... 기타등등 어떻게 여행할지를 설명해줍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듣던 이여니가 심각하게 묻습니다.
 
"이거 발로 다 됩니까?"
 
"어?"
 
이게 뭔뜻인가 한참을 고민하던 201 쥔장. 걸어서 돌아볼 수 있냐는 그녀의 의미를 알고 빵 터졌습니다.
 
"네~ 이거 발로 다 됩니다. 손은 절대 쓰지 마세요."
 
어느날 주방에서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이 어린 친구들이 살며시 다가옵니다.
 
"밥은 먹었어요?" 묻는 201 쥔장.
 
"라면도 먹고싶고...." 슬픈 표정으로 응답하는 친구들.
 
"라면? 내가 끊여줄까?" 0.1초의 망설임이나 형식적인 사양의 말 한마디 없이 환호성을 지르는 친구들.
 
그녀들은 한국에서, 한국사람이 끊여준 라면을, 한국사람처럼 먹는 경험을 하고 싶었던 겁니다. 그것이 또 기특하고 귀여워 201 쥔장은 신나게 신라면을 끊입니다. 신나게 부추전도 부쳐줍니다. 신나서 막걸리도 따라줍니다.
 
급 열여진 소박한 파~뤼!
 
 

 

 

 

 
 제 핸폰을 달라고 합니다. 왜? 그냥 줘보세용!
 
그녀들, 카톡의 중국인 버전인 Wechat 어플을 깔아줍니다.
 
"앞으로 이걸로 대화해요"
 
제 스마트폰 홈에 떡하니 깔려진 wechat 어플. 중국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중국에 도착해서... 그녀들은 수시로 메세지를 날립니다.
 
"아, 언니 보고싶어요."
"아, 한국음식 먹고 싶어요."
"아, 한국이 그리워요."
 
25살, 28살의 이 늙은 듯, 젊은 중국 처자들, 아무래도 조만간 다시 만날 것 같죠? 카드빚으로 산 MCM 핸드백 할부금을 다 부을 때 쯤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