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북촌 여행 중 이런 여유는 어떨까요?
작성자 guest201
작성일자 2013-05-23
조회수 3471
2013년 5월 24일 목요일.
 

와~ 오늘 정말 더워도 너무 덥네요. 어제까지만 해도 마당이 제 아무리 덥다 해도 방안에 가만히 5분만 앉아있으면 저절로 시원해지면서 30분이 지나면 이불을 덥게 됐었는데.. 오늘은 정말 후덥지근합니다. 지난주에 에어컨을 달아놓길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는 201 쥔장. 아직은 에어컨 트시는 손님이 아무도 없지만서도 말입니다(어제 저녁엔 보일러도 틀었는데 이게 무슨 조환지.)
 

지난 일요일 저녁, 201 하우스엔 저 멀리 핀란드에서 오신 가족을 맞이했습니다.
커다란 가방을 2개나 둘러 메고 성큼성큼 대문을 들어서던 북구의 여인들. 저보다 덩치가 커서(그런 사람 찾기 힘든데...) 살짝 위축되긴 했지만 제 베프 중 하나가 얼마전 남편을 따라 핀란드로 이민을 간지라 반가운 마음이 아주 컸답니다.

그리고 1박을 예약하고 왔다가 이 북촌한옥마을이, 그리고 저희 201 게스트하우스가 너무 좋다면 내리 3박을 연장하셨으니 반가움에 고마운 마음까지 더해졌겠죠?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딸의 축하선물로 베이징과 한국 여행을 오신 두 모녀. 꽤나 젊은 한국여자 친구들이 놀러왔기에 무슨 사이냐 여쭤보니... 홈스테이로 만난 인연이라는군요. 헬싱키 근처에 사는 Aya. 직원 50명을 둔 청소용역업체를 운영하는 CEO기도 하구요, 4남매를 키워낸 강인한 엄마이기도 하답니다 세계 각지에서 젊은 친구들이 핀라드를 놀러오면 무료로 자기집 방을 내어준다는데요,,, 그 속에서 세계 각지에 수많은 인연을 만들었답니다. 이번에 한국온 것도 자기 집에서 머물다간 한국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온거라구요. 이론 엄마를 둔 아이들은 자라면서 이미 세계화란걸 경험했을테지요.
 
엄마 AYA와 딸 Amillie

 
제가 왜 이런 자잘한 사연들까지 아느냐 하면... 그녀와 제가 하루를 보내는 패턴이 아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관광을 한 후 오후 2시면 어김없이 집으로 돌아오는 모녀. 햇살 좋은 201 마당에 털퍼덕 주저앉아 하루종일 해바라기를 하며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오후가 되면 다시 관광을 나가구요. 저는.. 손님들이 체크아웃을 하거나 관광을 하러 나가시면 오전 11시 경부터 2시까지 청소를 합니다. 그리고 하루종일 툇마루에 앉아 책을 읽거나, 누워 자거나, 컴퓨터를 들여다보죠. 그리고 햇살이 잦아든 오후 6시 즈음엔 주로 산책을 나간답니다. 그러니 작은 마당에 그녀들과 제가 거의 3일간 붙어 앉아 있었다고 봐야겠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요. 자잘한 가족사부터, 양국의 세금정책, 북한문제, 원예 정보공유까지 말입니다.
 

여기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녀가 201 게스트하우스를 참으로 잘 즐긴다는 생각을 했다는 겁니다. 찬란한 햇살을 보며, 선선한 툇마루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것! 이것에 제가 여러분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은 201의 매력이니까요. 주말에 여행을 오시는 분들은.... 안타깝지만 쏘리요. 아무래도 투숙객이 많다보니 조금은 busy하겠죠? 주중에 오시는 분들은... 거의 이런 한갓진 여유를 편안히 즐기다 가시지만요.
 
햇살좋은 마당에 앉아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하는 그녀의 오후시간. 바쁜 일상에 지쳐 여행을 떠나오신 분들이라면 이런 여유도 괜찮을 듯.. 하죠?

 
 하룻밤을 보낸 후 AYA가 저에게 묻습니다.
 
이불보가 너무 예쁜데 이거 어디서 사?
 

그거요? 제가 맞춘거라 못사는데요...
 

급 슬퍼하는 AYA.
 

동대문에서 원단끊어다 맞춘건데 원하시면 해달라고 할까요?
 

YES, YES. 플리즈
 

떠나는 날.. 6개의 이블커버와 베개커버를 들고 몹시도 행복한 웃음을 짓는 모녀. 이 이불보를 볼 때마다 그녀는 제 생각을, 그리고 한국생각을 하겠죠?
 
 베개커버를 들고 행복한 웃음을 지는 핀란드 엄마 AYA

 
앞으로 201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주실 여러분들~
경복궁과 창덕궁, 인사동과 삼청동, 동대문과 대학로, 홍대와 롯데월드... 등등 서울에 봐야할 곳이 너무도 많지만 일상의 팍팍함이 힘들어 잠시 쉬어가기 위해 떠나온 여행이라면... 일정 중 하루의 오후 쯤은 텅빈 201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종일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방문을 활짝 열어놓고, 혹은 갈대발을 내리고, 뒹글뒹글 책을 읽는 여유를 가져보심은 어떠실까요?
 
PS : 전날 체크아웃을 한 말레이시아에서 온 친구들. 체크인 할 때 딸기 한 팩을 소중히 들고 와 냉장고에 넣어놓고는 깜박하고 체크아웃을 해버렸지요. 아직은 서울에 있으니까 찾으러 올꺼야....라고 50% 반신, 50% 반의 하고 있었는데..(왜냐면 스무살의 저라면 거금 6,000원이나 주고 산 딸기 한 팩을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요. 마흔의 저는 물론 그렇지 않겠지만요)... 역시나, 20살의 그들은 6,000원을 주고 산 딸기 한 팩을 되찾기 위해 다음날 부랴부랴 홍대에서 북촌으로 컴백했답니다.
 
되찾은 딸기를 들고 기뻐하는 Wei.

 
딸기를 되찾은 그들을 축하해주다 급 친해져 주소를 주고 받으며 수다 삼매경인 my lovely guests. 그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