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지방사람에 대한 허접한 고찰 - 꽃보다 아름다운 그녀
작성자 guest201
작성일자 2013-04-30
조회수 2999
2013년 4월 30일 화요일.
 
지난 4월 21일, 일요일..

화창한 오후에 도연이네 가족이 게스트하우스 201를 찾아주셨습니다.
부산에 사는 도연이네.
친구 결혼식이 서울 강남터미널 근처에서 있었다며 겸사겸사 하루 쉬어가신다는 가족.
결혼식 후 꽃구경을 하러 반포 꽃시장에 다녀오셨답니다.
꽃시장에 간 길에 201 쥔장에게 주고 싶어서 꽃을 사셨다는 도연맘.
한 다발을 꽃을 안고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대문을 들어서는 그녀를 이 쥔장은 멍청히 바라만 보고 있었지요.

생전 처음 본 사람에게 꽃다발을 선물로 건네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
도대체 이런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한동안 방안에 앉아 꽃과 씨름하던 그녀가 살며시 주방으로 와 꽃다발을 제 손에 건넵니다.

"선물이에요.~"

주방에 예쁘게 걸어놓은 그녀의 꽃다발 - 매일매일 이 꽃을 보며 차칸 사람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광장시장에 다녀왔다며 순이네 빈대떡과 마약김밥을 함께 먹자는군요.
넹넹! 막걸리는 제가 쏘지요.

 늦은 밤, 3살 난 도연이가 잠든 그 가족의 방에 앉아(트렁크를 상으로 삼아) 함께 막걸리를 마십니다.
센스있는 도연 아빠.. 맥주까지 사다 놓으셨네요.

살아 온 삶의 이력도, 공유하는 유년의 시간도, 살고 있는 현실의 환경도....
모두모두 다른 도연 부부와 제가, 일요일 늦은 밤.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평생을 서울에서 살아온 201 쥔장.
게스트하우스 201을 하기 전까지, 저는 몰랐습니다.
제가 얼마나 깍쟁인가 말입니다.
숙소 주인에게 편지를 써주고, 시를 지어주고, 빵을 사다주고, 꽃을 사다주고....
저는 한번도 해 보지 않은 행동이니까요.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내가 너무 야박하게 살았나?
근데 제 주변의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데?????? 내 친구들만 그런가?

또 다시 생각을 합니다. 우리 손님들 중에 유달리 마음의 정을 자~알 표현했던 사람들.
그들은 과연 어디서 온 사람들이었나?
스쳐가는 얼굴들이 많습니다. 앗! 그리고 그네들의 공통점을 찾았습니다.

아하!!! 지방에서 오신 분들이 대부분 그랬군요. 전라도에서 오고, 경상도에서 오고, 제주에서 오신 분들 말이죠.

가만가만... 사회문화적으로다가 이걸 분석을 해보면?

사회가 고도로 산업화되고 발달할수록(발전인진 모르겠으나), 삶이 편리해질지는 몰라도 각박해지는 것은 분명하지요.
그 대표 지역이 서울일테구요. 서울에서 살기................. 정말 빡빡하니까요.
그럼 지방은? 서울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분명 다른 그 무언가가 있을겁니다. 아.직.까.지.는 말이죠.

나눔의 미덕.

서울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의 숨겨진 따뜻한 마음이 지방에선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 아닐까요?
라고.... 말하려 했는데....
 
생각해보니 북촌한옥마을에 자리를 잡은 게스트하우스 201을 찾아주시는 손님들은 95% 이상이 지방, 혹은 해외분들이시네요.
 
그럼................ 이건 아닌가?
 
하고.......... 접기엔 자꾸자꾸 '그런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비교 대상이 201 쥔장 1인, 그리고 그녀와 함께 자란, 혹은 그녀가 알고 있는 서울 사람들일지라도 말입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 말씀하신다면 할말은 없지만...
 
저는 자꾸자꾸 그런것 같습니다.

서울분들! 이 문제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 반성해야 하나요? 아님 저만 반성하면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