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첫 예약을 받다.
작성자 guest201
작성일자 2013-02-19
조회수 2390
 
 2013년 2월 19일 화요일.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렇게 황당한 시추에이션이 있나.... 신기하고, 고맙게도 오늘 첫 예약전화를 받았다.
아침에 눈을 뜨니 햇살이 상큼하다. 친구는 어제보다 날씨가 춥다고 말하지만 내 몸은 분명 오늘이 더욱 따스했다.
감기 몸살에서 완전히 극복한 모양이라 생각하고, 페인트칠을 하기로 결심!
숱없는 대머리 아저씨의 머리 마냥 얼기설기 어설퍼 보였던 벽면에 하얀색 페인트를 하루 종일 열심히도 칠했다.
마침내 다했냐고? 물론 사다리가 필요한 부분은 예쁘게 남겨두었다. 내일도 할 일은 필요하니까....ㅠ
 
 어제 홈페이지가 오픈되고, 네이버, 다음, 구글, 네이트에 홈페이지 등록을 신청했더랬다. 예전 야후는 물론 이제는 생각도 안나는 파란이며, 라~뭐시기며.. 등등 7~8개도 넘는 검색엔진에 돈까지 내면서 홈피를 등록했던 기억이 있는데, 10년도 안되는 사이, 검색엔진수가 확 줄었음은 물론 착하게도 등록이 무료란다.
 
 이히히히... 공짜는 언제나 좋다! 특히 요즘처럼 돈 안 벌 때엔...오늘 단 하루만에 'Daum'에 홈페이지가 등록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이후 알지도 못하는 광고대행사에서 온라인 광고를 도와주겠다는 과하게 친절한 전화가 집중공격을 한다. 페인트칠하느라 바빠 죽겠는데.... 궁시렁거리며 계속 하얀색 페인트를 벽에다 바른다. 여기도 싹싹, 저기도 싹싹... 계속해서 울려대는 광고대행사 전화를 받으며 속으로 짬짬이 욕도 해주면서 말이다. 기온이 내려가고, 뉘엿뉘엿 해가 진다. 이젠 이 냄새나는 작업복을 벗을 때다. time to take a shower. 고고씽이다.

 
 핸드폰 전화벨이 울린다. 7시가 넘었는데, 설마 또 광고대행사? 심드렁한 얼굴로 느릿느릿 전화기를 집어든다.
아, 끊겼다. 064~로 시작되는 번호다. 이건 뭥미?

 집전화벨이 울린다. 뉘규?

  게스트하우스냐고 묻는다. 여전히 심드렁한 목소리로 맞다고 대답한다.

  '예약하려고 하는데요....'

  와~와~와........what?

 하루 종일 나를 괴롭혔던 그 daum사이트, 오늘 그곳에 처음으로 홈페이지가 등록되었는데, 그걸 보고 전화를 하신 제주도 사는 김00씨. 삶의 우연성과 사람의 인연이란 이런 건가 보다. daum에 오늘 홈피가 등록되지만 않았어도 절대 만나지 못했을 사람.
우리 집 첫 예약손님이란 것에(문의전화만 하였어도 감격스러웠을 것을) 가슴이 뜨거워진다.
남들이 들으면 뭥미? 하겠지만 떡볶기 집이던 닭발집이던 자기 사업을 시작해 본 사람은 격하게 공감해 줄로 믿는다.
첫 손님은 어찌되었던 평생의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된다는 사실을..

 아직 정리가 완벽히 끝나지도 않은 내 집에, 직접 전화를 걸어와, 머물고 싶다고 말을 해준 김00씨. 그녀의 말이 고마워 나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번 주 금요일에 그녀가 온단다. 목요일엔 시루떡을 맞춰야겠다. 이사 온지 2달이 지났으나 이것저것 준비가 미흡하다는 핑계를 대며 떡돌리는 것을 이제나 저제나 미루고 있었는데, 그녀 덕에 시루떡을 맞출 의지와 용기를 얻는다.

 아직은 모든 것이 어설프고 미흡할 테지만 이렇게 Guesthouse `201은 하루하루 앞으로 나아간다.



                                                                   첫 손님과 따끈한 시루떡을 먹으며 수다 떨 그날을 기다리며 by U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