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소와 문천- 201 첫 외국인 손님!
작성자 guest201
작성일자 2013-03-08
조회수 2708
 
2013년 3월 8일 금요일
 
 삼청동과 인사동 길을 쉬엄쉬엄 산책한다. 완연한 봄의 기운이 느껴진다. 얼핏 여름의 그림자가 보이는 듯도 하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거리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참으로 밝고 활기차 보이는구나...
 
 아침에 눈을 뜨니 7시 40분이다. '이런 된장!'
부리나케 방문을 열고 툇마루 아래, 신발들을 흟어본다. '아~그녀들이 떠났구나~'

 지난 화요일, 게스트하우스 201은 첫 외국인 손님을 맞았다.
 
 한국에서 2년 반 동안 교육학 석사과정을 마쳤다는 한소 양(xiao)과 일본에서 법학 석사를 따고 중국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는 그녀의 고교동창 변문천 양(비엔원치엔). 대한민국의 수많은 여행지 중에 서울을, 수많은 숙소 중에 북촌한옥마을 가회동에 자리잡은 게스트하우스 201을 찾아주신 고마운 친구들. xiao(나는 늘 '소'라고 그녀를 불렀다)는 한국에서 지낸지가 이제 겨우 2년 반 되었다는데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을 만큼 한국말을 잘 한다. 한국 드라마에 빠져 한국으로 유학 온 그녀. 그녀의 친구인 문천은 일본 드라마를 좋아하다 일본으로 유학을 갔단다.

 그러고 보면 참 작은 이유 하나 때문에 우리 삶의 중요한 사항들이 결정되어 지는 것 같다. 좋아하는 드라마의 국적에 따라 각각 다른 나라로 유학을 떠난 두 명의 친구. 그녀들의 다음 인생은 어떤 이유로 갈라지고, 또 그 끝은 어떻게 될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아침 10시 30분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7시 10분 즈음에 체크아웃을 하겠다고 어젯밤 그녀들이 말했다. 너무 일찍 나가니까 쥔장 언니는(우리 '소'는 나를 언제나 '언니'라고 부른다) 신경쓰지 말고 그냥 주무시라고 했다. 내 집에 머물다간 친구들이 떠나가는데 그럴 수야 있나... 아니, 일어나서 인사할테야~ (하지만 이런 사태를 미리 예견이나 한 듯 어젯 밤 나는 작별의 허그는 이미 해놓았다.) 라고 말해주었는데, 된장, 된장, 된장... 그녀들의 뒷모습을 결국엔 보아주지 못했다.
 
 그녀들이 머물다간 방, 그 앞에 3일 동안 가지런히 놓여 있던 그녀들의 신발이 사라진 것을 뒤늦게야 물끄러미 바라본다. 중국에 놀러오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연락하라고 그녀가 적어준 이메일 주소를 앞에 두고 안 그래도 나쁜 머리를 쥐어박는다. 미안~ 소! 미안~ 문천! 약속한 대로 다음에 한국에 다시 올 때 만일 남편과 함께라면 우리집 free! 알지? 그때 보자구요..
 
   그녀들의 마지막 밤을 축하한다는 핑계하에 김치전과 맥주 한 병을 내밀며 둘 사이에 끼어 함께 수다를 떨며..

  대학교 1학년 겨울, 첫 배낭여행으로 떠났던 동남아 여행길에서 만난 20년도 넘은 친구같은 오빠. 이제는 마흔이 훌쩍 넘어 중학교 다니는 딸을 둔 아빠지만 우리는 지금도 만나면 스물, 스물 셋의 청춘이 되어 그 시절로 되돌아간다. 한 때는 게스트하우스가 집보다 익숙했던 사람. 게스트하우스인 우리 집에 놀러왔다 중국에서 온 여행객인 소와 문천을 보자 젊은 날에 대한 그리움이 솟아나는 듯 역시나 옆에 끼어 젊은 그때 마냥 행복하게 함께 수다를 떤다.